'뉴스룸' 시즌 1 리뷰 | "더 큰 바보가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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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 드라마 '뉴스룸(The newsroom, 2012)'의 6편부터 12편에 대한 DVD를 멈추지 못하고 새벽 5시까지 봤다. 그만큼 재미있게 봤다는 거다. 미국의 2011년에 일어났던 일들이 하나둘씩 이슈로 다뤄지는데, 빈라덴을 잡았던 그 사건을 발표하기 까지의 예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사실을 다 확인하기 전까지, 뉴스를 보류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기다리는 언론인들의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 미드에서 느낄 수 있는 미국의 위대함에 대한 상황들. 참 잘만든다. 우리나라도 그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기억해 두고 싶은 명대사들을 적어두려한다. "숨어서 돌던지는 인터넷의 사람들, 댓글 단 사람의 이름, 직업, 연령, 교육수준을 공개하라" 인터넷 세상이 되고 나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익명으로 기사나, 유명인사들에 대해 가감없이 심한 말들을 쏟아 놓기 시작했다. 자신은 가려진 채에 쏟아놓는 말들로 인해서 누군가는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알고 있다. 조심해야한다. "방송은 자신의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전달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언론에 대해 흥분하는 경우는 언론인이 자신의 생각을 사실 확인 없이 전달해서 문제를 유발하게 되는 것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의 의견이 아니라 사실에 대한 정확한 검증후에 그 사실을 전달해야하고, 그 내용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정확하게 전해야한다. "비공식 대화에 대한 것을 방송했나? 그럼 앞으로는 비공식으로 정보를 얻을 수가 없겠다" 우리가 누군가로 부터 밝히지 말아달라고 해서 부탁받은 이야기를 공개하게 되면 그 사람은 더이상 비밀스러운 일들을 듣게 되지 못하게 된다. 누군가의 비밀은 듣는 즉시 나에게도 비밀로 간주해서 어디에도 발산해서는 안된다. 그 부분이 제대로 지켜져야 그 사람에게 신뢰를 얻을수 있다. "우리의 실수는 우리가 감당하자" 우리는 종종 자신이 저지른 문제를 다른 이의...

'뉴스룸' 시즌 1 리뷰 | 우리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으니까, 변화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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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주요 언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도가 많은 부분 하락했다. SNS로 떠다니는 뜬 소문들은 믿어도 신뢰도 있는 방송이나 신문 등에서 하는 뉴스는 힘있는 권력자가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믿지 않게 된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어떤 현실에 대한 보도가 나와도, 한번 의심하게 되고, 역사의 야사처럼, 뒷얘기에 더 중점을 두고 보는 경향이 심해졌다. 왜일까? 언론에 대한 신뢰가 왜 자꾸 떨어질까?  이것은 사람들이 이상하다기 보다는 언론이 그만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언론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광고를 많이 하는 회사에 대한 기사는 좋게 써주고, 광고를 하지 않으면 나쁜 점을 찾아내서 고발하듯 기사를 쓰고, 또 다시 광고를 하게 되면 감춰주고. 더 나아가, 사용자들은 오프라인으로 보도되던 신문과 다르게 온라인 상으로 보게 되는 온라인 뉴스에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에 반응한다. 그래서 그런 기사들이 더 많이 읽히고, 그런 기사들이 대책 없이 생산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언론에 대한 생산에 신뢰도나 되었다. 많이 읽힌다는 것은 결국 그만큼 온라인 광고 수익으로 연결되어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인 기사를 많이 생산하게 되고 노출하게 돼버렸다.  언론이란 것이 독자적으로 기사를 생산하기만 해서 유지될 수 없는 구조이긴 하나, 현재의 언론에 대한 구조가 너무나 광고를 하는 기업에 지배 받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이다.  그래서 요즘 나온 알랭 드 보통의 책 ‘뉴스의 시대’를 읽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다행인 것은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만 있는 것은 아닌 듯. 미국 드라마(미드) ‘뉴스룸’을 보면서, 이런 언론의 상황들이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지주회사의 이익에 부합한 보도만 해야하는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도 보도해야 하는가 등 다양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

'중독' 영화 리뷰 | 반전 속에 숨은 지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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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때문에 죽지 못한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을 빌어 환생하고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다가간다. 빙의(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는 현상)란 설정만 놓고 본다면 중독의 시작은  다소 진부하다.  ‘중독’이란 제목이 무안할 지경이다. 하지만 영화는 후반부로 치달을 수록 ‘중독’을 실감하게 하는 지독한 사랑의 실체를 드러낸다.  영화 '중독(2002)'이야기다. 가정적인 호진(이얼)과 청순하고, 아름다운 은수(이미연)는 부부다.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대진(이병헌)은 호진의 동생이다. 세심하고 자상한 남편으로 인해 행복한 여인 은수. 그러나, 동시간에 일어난 남편과 시동생의 교통 사고로 은수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기적적으로 깨어난 대진이 죽은 호진의 영혼을 담고, 남편과의 은밀한 비밀까지 모두 간직한 채 은수에게 다가온 것이다. 그런 대진의 모습에서 은수는 호진의 사랑을 느끼고 사랑하게 된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호진이 대진이가 되어 돌아온 것으로 알고 단순한 영화의 구성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감독은 그 감정의 혼란을 틈타 `중독`의 진실을 하나씩 벗겨낸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다던 은수의 목걸이 또 하나가 작업실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과연 대진은 왜 호진의 영혼을 담고있는 것인가? 대진은 형보다 먼저 사랑한 은수에게서 이런 방법으로라도 사랑 받고 싶었던 것이다. 이쯤되면 대진의 사랑에 `중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면, 은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인가? ‘중독’은 초반에 흐르는 드라마 같은 평이함을 중반 이후 섬뜩한 반전을 통해 모두 상쇄시킨다.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닌 지독한 집착으로 무장한 ‘소름끼치는’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패륜을 그리지는 않는다. 두 남녀의 관계 설정에 비중을 두고 반박자 느린 호흡으로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것은 탄탄한 시나리오 덕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대진역의 이병헌. 그의 몸짓, 눈빛 연기에서는 정말 호진의...

'몬스터 콜' 영화 리뷰 | 잔인한 진실보다 거짓 위로가 나을 때가 있음을 인정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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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은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 중에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감정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은 항상 좋은 사람도, 항상 나쁜 사람도 없다. 그리고 그게 정확히 구분되는 것도 아니다. 더 나아가 감정은 원한다고 바뀌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어떤 것일까?  영화 '몬스터 콜(Un monstruo viene a verme, A Monster Calls, 2016)'은 감정에 솔직한 어린 시절과 솔직한 감정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는 어른 사이에 있는 한 소년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알아가는, 감동을 동반한 '내면의 성장' 이야기다. 이 영화, 정말 매력적인 영화다.  병에 걸린 엄마, 부모님의 이혼, 학교 폭력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열세 살 소년 코너.  이렇게 복잡한 삶의 중앙에 놓여있는 코너는 밤마다 끔찍한 악몽에 시달린다. 그리고 악몽을 꾸고 깬 어느 날 밤 12시 7분, 엄마와 함께 자신이 매일 보던 큰 나무가 몬스터로 변해서 자신 앞에 나타난다.  몬스터는 코너에게 세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면서, 그 뒤에 네 번째 이야기는 코너 자신이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코너는 이야기에 대해 듣고 싶지도 말하기도 싶지 않지만, 어느 덧 몬스터의 이야기를 듣고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인정하기 싫겠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해. 알겠니?" 오랜만에 코너를 만나러 온 아빠가 코너에게 하는 말이다.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그러나, 코너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소년이 감당하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함께 사는 엄마가 병에 걸려 언제 나을지도 모르고, 아빠는 미국에서 다른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어 함께 살 수도 없고, 할머니는 자신과 맞지 않고, 학교에서는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몬스터 콜'은 곳곳에 영화 속 명대사가 즐비하다. 두고두고 기억해두고 싶은 이유는 매번 우리를 고민에 빠지게 하는 이유의 답이 되는 말들이기 때...

'나의 그리스식 웨딩' 영화 리뷰 | 사랑으로 하나된 전혀 다른 문화의 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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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을 전혀 다른 가정에서 살아온 두 남녀가 결혼을 하기까지 겪는 큰 문제 중 하나는 각 가정의 문화 차이다. 거기에 전혀 다른 나라, 민족 문화의 차이까지 겹치게 된다면, 결혼을 하기까지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는 일. 그리스 처녀와 토종 미국 청년이 만났을 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 2003)'을 보면서 생각해봤다.  그리스인과 결혼해서 그리스의 아이를 낳는 것을 삶의 목표로 두고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툴라(니아 바르달로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고 아버지의 가업을 도우며 산다. 그러던 그녀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는 등 한 순간에 자신의 앞날을 바꾼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서 변했다’ 라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자신의 사랑에도 다가가게 된다.  이 점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보는 모든 이에게 행복을 주는 영화다.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가족들간 넘치는 사랑과 관심으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다. 약간의 반대는 있었지만, 미국인으로 전혀 다른 문화 속에 살아온 툴라의 애인 이안(존 코베트)을 가족들이 받아들이는 과정 역시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해준다. 더욱 감동적인 것은 사랑을 위해 자신이 살아온 문화와 다른 문화를 거부하지 않고 툴라를 위해 세례까지 받는 이안. 사랑을 위해 툴라의 받아들이기 힘든 관습마저 사랑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영화를 보는 또다른 재미는 곳곳에서 뭍어나는 재치와 유머들. 윈덱스(유리 닦는 왁스)를 만병통치약이라며 다치거나 아픈 곳에 뿌려대는 아버지. 엉뚱한 그리스어를 가르쳐서 이안을 당황하게 만드는 남동생과 수선스러운 사촌들. 이들이 함께 벌리는 에피소드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게 한다. 늦게 찾아왔지만 열정적인 사랑과 수선스러우나 따뜻한 가족애와 눈물이 날 정도의 폭소를 만날 수 있는 영화 ...

'투 윅스 노티스' 영화 리뷰 | 어눌한 백만장자와 일밖에 모르는 신데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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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 윅스 노티스(Two Weeks Notice, 2003)’는 처진 눈매에서 묻어나는 순진한 미소로 여성 팬들의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매력만점의 휴 그랜트와, 귀여운 실수를 연발하는, 건강한 미소의 소유자 산드라 블록이 등장하는 로멘틱 코메디다.  핫도그 하나를 사면서 100달러를 지불하고, 차를 두고 모르는 곳에 갔을 때 헬기를 부르며, 너무 옷이 많아서 전자동 행거로 옷을 고르는 휴 그랜트는 할리웃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백만장자다. 신종 신데렐라 산드라 블록은 인권변호사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 동안의 수많은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들과 별차이가 없는 미녀.  이 둘이 만난 `투웍스 노티스`는 설정만 바뀐 로맨틱 코메디의 전형 하나를 만들어냈다.  소문난 바람둥이 뉴욕의 재벌 조지 웨이드(휴 그랜트)가 하버드 출신의 미모의 변호사 루시 켈슨(산드라 블록)을 고문변호사로 채용한다. 그러나 이들의 만남은 로맨틱 코메디들이 늘 그렇듯, 시민회관을 부숴야 하는 기업체 사장과 이를 막으려는 인권변호사라는 태생적인 대립관계가 바탕이 된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연인이 각자의 이해 차이와 생각의 대립으로 충돌한다. 의문인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둘이 서로에게 너무도 끌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도 때도 없이 긴급 전화를 해대는 조지 때문에 고문 변호사 일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루시가 후임 변호사로 내정된 여성을 경계하는 것은 서로에 대한 미묘한 애정의 감정 때문.  백만장자이면서 잘생겼고, 인간적인 매력까지 겸비한 휴그랜트는 현대 여성들의 이상형에 가깝다. 어쩌면 진부한 스토리 텔링과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범벅된 영화가 미국 내 흥행에 성공하고 입 소문이 난 것은 휴 그랜트가 있었기 때문이지 모른다. ‘이제 가난해져서 가족과 헬기를 나눠 타야 한다’, ‘집안이 너무 좁아서 집안에서 현관까지 6초도 안 걸린다’는 철없는 백만장자의 투덜거림 역시 휴 그랜트였기에 받아들여질만 했으리라. 영화는 여느 커플들이 다 그렇듯, 휴...

'좀비딸' 영화 리뷰 | 간절하게 바라고 애쓰면 불치병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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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더위를 날리기 위해 코믹한 영화 '좀비딸(My Daughter is a Zombie 2025)'을 극장에서 봤다.  생각보다 앞부분은 웃기고 중간부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2가지 중 하나는 친부모라고 해서 정말 자식을 온전히 사랑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것. 또 하나는 치료 불가능하다고 판명난 병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희망을 주는 영화라고 해야할까? 아픈 자식이 건강하게 낫게 하기 위해 간절하게 치료에 애쓰는 부모를 보는 생각이 들어 중간 부터 울컥했다. (보자마자 쓰지 않고 이제 쓰는 이유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실 분은 다른 리뷰를 찾아보시길 간곡하게 부탁한다. 코믹한 부분의 리뷰가 아닌 영화 전반 줄거리를 공개하고 쓰는 리뷰이다. ) 댄스 열정을 불태우는 사춘기 수아(최유리)와 함께 티격태격 일상을 보내는 맹수 전문 사육사 정환(조정석). 어느 날 서울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다. 정환은 그걸 피해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사는 바닷가 마을로 떠나기로 하고 수아와 함께 떠난다. 그러나 수아가 중간에 감염자에게 물려 좀비로 변하게 된다. 그 뒤는 예고편 영상에서 공개된 것처럼 어머니 밤순은 좀비가 된 손녀를 효자손으로 가르치고, 정환은 호랑이 사육사의 경험을 살려 좀비딸의 트레이닝에 돌입한다. 절대 사람은 물지 말라고... 감염자를 색출해 내려는 뉴스가 난무한 분위기 속에서, 수아가 어렴풋이 좋아하던 노래에 반응하고, 좋아하던 음식을 찾는 기억이 있다는 걸 알고 희망을 품고 정환은 더욱더 교육에 몰입한다. 정환의 고향 친구들도 같이 도와주면서 조금씩 나아지던 수아는 학교를 등교하기도 하면서 순간 순간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낸다. 정환 뿐 아니라 같이 수아의 고통과 아픔을 치료하려했던 친구들과 사람들. 그래서 정환이 버틸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기부터 진짜 영화 스포일러다.) 좀비를 고발하면 억대의 보상금을 주는 뉴스가 나오고, 수아가 우연히 찍힌 영상에 좀비임이 알려...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 영화 리뷰 |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는 감정, 그리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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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자신도 그런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말로 듣는 사랑과 자신이 직접했던 사랑은 다르다. 아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얘기란 걸 우리는 알고 있다.  "부럽군. 인생에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었다니..." 그런데 우리는 무의식 중에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심취할 때가 있다. 자신의 인생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에게 일어났던 다양한 경험들 속에서 자신만의 감정을 느끼고, 또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 사랑했던 기억을 간직하고 사는 것이 결국 인간 삶의 본질이 아닐까? 이런 생각하게 한 영화가 바로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Marjorie Prime, 2017)'이다.  "기억이란 우물이나 서랍장 같은 게 아니야 무언가를 기억할 때는 기억 그 자체가 아닌 기억한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는 것 뿐이야”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여든다섯의 마조리(로이스 스미스 분)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복원된 인공지능 월터(존 햄 분)와 함께 있다. 마조리는 월터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을 이야기하며, 불완전한 추억을 공유한다. 한편, 딸 테스(지나 데이비스 분)와 그녀의 남편 존(팀 로빈스 분)은 월터에게 마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들을 전해 준다. 그러면서 마조리의 인생을 모두 알게 되는 월터... 여러 명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의 인생을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장 큰 착각이다. 그렇게 아는 건 그 사람 인생의 겉으로 들어난 일들을 아는 것이지 그 사람을 아는 것도, 그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얼만큼을 알아야 그 사람을 다 알게 되는 것일까? 인공지능이 극중에서 "그 사람에 대해 더 알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 인공지능은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고, 학습할 ...

'저스티스 리그' 영화 리뷰 | 진정한 리더는 함께 두려움을 떨쳐버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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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리더란 어떤 리더일까?  영화 '저스티스 리그(Justice League, 2017)'를 보면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몇 자 적는다... 슈퍼맨의 죽음 이후 세상은 혼란을 겪고 있고 이에 배트맨(벤 애플렉 분)과 원더우먼(갤 가돗 분)은 또 다른 ‘메타 휴먼’인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분), 사이보그(레이 피셔 분), 플래시(에즈라 밀러 분)를 모아 마더박스를 찾기 위해 외계에서 온 빌런 스테판 울프와 지구의 운명을 건 전투를 벌인다.  마더박스는 외계의 기술로 만들어진 슈퍼 컴퓨터로 시간과 공간, 에너지, 중력을 통제하는 범우주적인 강력한 능력을 발휘한다. 마더박스를 막을 수 있을까?  슈퍼맨이 빠진 곳에서 리더로서 팀을 꾸리는 배트맨... 그러면서 리더에 대한 부담감을 갖는다. 그리고 원더우먼에게 리더를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절하는 원더우먼... 나중에 급한 순간에 원더우먼이 리더로서의 결정을 하기도 하지만, 원더우먼은 자신이 리더를 하면서 누군가를 위험에 빠뜨리거나 죽게 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앞세우는 사람들이 희생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면서...  '리더'라는 자리는 탐이 나면 탐이 날 수도 있는 자리다. 그래서 리더가 되기 위해 별의 별? 작업들을 해서 되고자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자리는 아주 중요한 자리이기에 아무나 탐내서는 안된다. 전체 멤버들을 이끌어주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책임감과 지도력이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을 아낄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원더우먼의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과학으로  무언가를 만들 때 진심으로 만들지 않으면 그것이 세상을 망친다." 우리에게 닥친 많은 과학의 기술들, 그리고 그걸 이끄는 리더들이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리더에 따라 삶의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고, 두려움 없이 살기도 한다.  처음 합류한 플래시가 두려워할 때 리더인 베트맨은 그가 해야하는 일을 정확...

'기억의 밤' 영화 리뷰 | 누군가는 기억해야만 하고 누군가는 지우고 싶은 그 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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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언제나 만만치 않다.  그런 만만치 않은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자신의 정신 세계를 스스로 조정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그 조정하는 스스로의 힘이 떨어지거나, 큰 충격의 순간을 겪으면 자신의 정신을 자신이 조정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정신을 조정할 수 없는 외부의 충격에 어쩌면 정신이 제대로 기억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누구도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닥치면 그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악의 선택을 하기도 한다. 아니 최악은 아니여도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 선택, 그런 상황, 그런 정신에 대한 이야기의 복잡함이 있는 영화가 바로 장항준 감독의 '기억의 밤(Forgotten, 2017)'이다.  "그날 밤의 진실을 진실을 찾아야만 했다" 새 집으로 이사 온 날 밤,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형 유석(김무열 분). 동생 진석(강하늘 분)은 형이 납치된 후 매일 밤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불안해한다.  납치된지 19일째 되는 날 돌아온 유석은 그동안의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아온 뒤로 어딘가 변해버린 유석을 의심하던 진석은 매일 밤 사라지는 형을 쫓던 중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 영화는 예고에서 공개된 것으로 영화를 설명할 수 없는 영화다. 그 어떤 과거의 선택으로 인해 삶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생각하게도 하는 영화기도 하다.  무엇보다 앞부분에서 모든 관객이 한번 소리지르게 되는 장면도 있다. 내 소리에 내가 놀라기도, 옆 사람 소리가 들릴 틈도 없이 소리를 질려서, 관객이 그 소리에 웃기도 했다. ^^: 여튼... 스릴감이 넘치는 뭐랄 수 없는 장면...  어쨌든...  우리는 살다가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는 순간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순간으로 자신의 삶이 몰릴 때,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그릇된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런 선택을 했을 때의 극적인 삶의 문제를 순간 해결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