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영화 리뷰 | 너로 인한 내 삶의 존재감

누군가로 인해 존재감을 느끼게 되어 "난 살아있다"라는 순간의 깨달음을 주는 영화를 봤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바로 그 영화이다.

모자를 만들며 가업을 이어가는 18살의 소피는 어느날 우연히 마법사 하울(소피는 처음에 하울인지 모릅니다)과 하늘을 날아 걸어가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소피는 그 이유 하나로 황야의 마녀가 저주를 걸어 90세의 할머니로 변하게 되고...

그녀는 마법을 풀기 위해 무작정 마법사들이 산다는 황야로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무대가리 허수아비의 도움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들어가게 된다. 소피는 불꽃 악마 캘시퍼가 자신의 마법을 푸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그곳에 머물게 되는데.

할머니가 된 소피는 미녀들의 심장을 먹고 산다는 꽃미남 마법사 하울이 할머니가 된 자신은 잡아먹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두려워하지 않고, 움직이는 성에서 맘대로 청소를 시작한다. 

"나이가 드니 영악해지는군"

이라는 말도 하면서 말이다. ^^;;;

마음이 없는데 힘은 넘쳐나는 마법사 하울. 그는 손잡이를 돌려 4가지 세상을 맘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신기한 성에서 꼬마 제자 마르클과 함께 살고 있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어"

라고 할만큼 외모에 관심을 갖는 하울은 자신의 심장이 자신에게 있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 어쨌든 그는 전쟁 때문에 혼자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곤 했다. 그런 하울이 말한다. 

“지켜야 할 게 생겼다”

이제 하울은 소피를 지켜주려고 한다.

소피의 존재감으로 인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하울.

'사랑하는 상대'가 생기고, 그에 대한 마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삶의 무게감을 주는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알고 있었나 보다.

자신의 마음대로 살 수 없는 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책임져야 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의 무게가 커짐을 얘기하는 것 같았기도 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메세지를 주는 것도 같았다.  

그냥... 

“마음을 꺼내어 놓고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하울의 존재감과 행복은 자신의 마음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후 가장 큰 어른들(!)이 나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마음을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 놓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바치는 영화 같기도 하다.

상대를 위한 마음을 갖게 되면, 다시 자신의 마음을 찾을 수 있는데, 아직도 그걸 찾지 못하는 어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랄까.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영화라 강력 추천한다.  

영화를 보면서, 90살의 할머니가 순간 순간 40대, 60대, 혹은 10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자신의 태도에 따른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외모만 할머니인 소피가 너무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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