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영화 리뷰 | "할머니, 아프면 편지 종이만 보내. 그럼 내가 달려올게"

사랑한다는 말이 흔한 시대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나오지 않지만, 그 사랑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달되는 그런 영화 '집으로...(The Way Home, 2002)'다.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이렇게 끝나는 감독의 마지막 자막 문구가 많은 잔상을 남기는 영화다. 

할머니와 일곱살 손자 상우(유승호 분)는 시골에서 만난다. 말 못하는 할머니를 대하는 손자 상우는 할머니에게 화만 내다가 점점 할머니의 사랑에 변화된다.  

“누가 물에 빠뜨린 닭 달랬어?"

라고 말하며 투정만 부리던 상우. 

그런 상우는 할머니와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할머니의 사랑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그래서 헤어질 때 상우의 대사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할머닌 말을 못하니까 전화도 못하는데,
편지도 못쓰면 아플 때 어떡해!” 

하면서 울음을 터뜨린다. 투정만 하던 상우는 짧은 시간 자신을 향해 쏟아준 할머니의 사랑을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할머니와 떨어져야 하는 것이 마음 아픈 것이다. 

상우는 그러면서 다시 할머니에게 말한다. 

"할머니,
이 아프면 쓰지 말고
그냥 종이만 보내.
그럼 내가 할머니인줄 알고 달려올게"

말 못하는 할머니가 전하는 일방적이던 따뜻한 사랑이 손자에게 전해져 함께 사랑하게 되는, 할머니와 손자가 이뤄내는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 '집으로...'. 다시 떠올려도 뭉클한 영화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보여진다.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영화 감독의 헌사가 아직도 생생한 영화다. 이정향 감독에게 아직도 박수를 보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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