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프롬 헤븐' 영화 리뷰 | 가장 아팠던 기억, 가장 사랑했던 기억이 그대로이길...

 아픈 것... 사랑하는 거... 

어떤 것도 정체되는 건 없는 걸까? 시간이 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달라지는 걸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어쩌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일에 익숙해진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기에 울지 못하기도 하고, 또 울고 싶은 것조차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그냥 그런 것이 참 슬픈 것 같다. 

어떤 아픔이 가장 클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2번이나 봤던 영화  '파 프롬 헤븐(Far from heaven, 2002)'. 영화 속에서 삶에 크나큰 변화와 아픔을 맞게 되는 여인 캐시(줄리안 무어 분)는 엄청난 배신?같은 상황에 그 아픔을 견뎌내기 위해 노력하다가 아픔을 넘어 사랑을 만나게 된다. 

행복한 가정, 아름다운 집, 잘 나가는 남편을 갖고 있어 남들이 너무도 부러워하는 미인 캐시(줄리안 무어).  그러던 그녀에게 하루 아침에 남편이 동성애자라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진다.  남편의 동성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남편은 결국 그녀를 거부한다. 

그때 그녀에게 또 다른 세계?를 가진 레이몬드(데니스 헤이스버트 분)이 등장한다. 그는 그녀의 정원을 돌보는 정원사이며, 흑인이다. 1950년대 그 지역에서는 흑인과의 대화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시대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레이몬드에게 고백한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것을 

남에게 털어놓으면 

좀 편안해 질 수 있다

누군가가 한 말을 생각하면서 아픔을 나눴던 것일까?... 

그러나 그런 가슴 깊은 곳의 아픔을 얘기하게 되면, 그 이야기를 나눈 사람은 결코 남이 될 수 없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아픔을 나눴던 레이몬드와 또 따른 사랑으로 시작하고, 또 다른 아픔을 느끼게 된다. 

보통 몸이 아프다가 낫게 되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아프지 않은데, 마음이 아팠던 건 시간이 지나도 생각나면 아플 때가 있다. 아니 생각 날 때마다 아프다. 그래서 그건 누군가에게 나눠서 극복해야하는 숙제다. 그걸 나누면서 또 다른 사랑을, 아니면 또 다른 아픔이 오더라도 말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로 인해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아픔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다양한 아픔들이 거쳐가게 되면서 현재의 아픔이 가장 큰 아픔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지나고 나도 또 아픈건 마찬가지고... 

누군가는 사랑도 그렇다고 했다. 지금 사랑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또 지나가고 나면 그 사랑은 아니였고 또 지금의 사랑이 최고일 거라고... 그래서 지금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 것 같다고.. 그러나 사랑이 올 때 마다 매번 그렇다고(?!)…

가장 아프거나 가장 사랑하는 건 매번 갱신(!) 되는 걸까? 

가장 아팠던 기억이, 앞으로는 오지 않아 더 아픈 기억이 없길...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으로 영원히 남길... 

그냥 그런 것을 바라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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