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퍼' 영화 리뷰 | 아름다움은 우리의 감성을 살아나게 한다

우리의 눈은 아름다운 것에 쉽게 현혹된다. 아름다움이란 것은 사람을 끄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아름다움이란 것에 빨려 들어가게 되면 이성이라는 것보다는 감성이 살아나면서 삶이 숨쉬게 된다. 이성적으로는 절대 하지 못할 일들을 벌리기 시작면서 삶이 역동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영화 '베스트 오퍼(The Best Offer, 2014)'는 그런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진품과 모조품을 구분하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자....

그는 바로 최고가로 미술품을 낙찰시키는 세기의 경매사이자 예술품의 가치를 알아보는 '완벽한 감정인' 올드먼(제프리 러쉬)이다. 

그는 사람들과 함께 있지만, 사람들로 부터 구분되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올드먼. 식당에서도 자신이 쓰는 그릇 만을 쓰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 싫어서 장갑을 낀 채로 활동하는 사람. 

자신을 위해서, 경매에 나온 여인 그림의 작품을 모은다.  

그러던 그에게 고저택에 은둔한 여인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집에 있는 부모의 유품들의 처분을 의뢰한다. 그러면서 세상과 단절되어 이성적으로 살아가던 그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것에 매료되고 나면, 우리는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감성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연인들이 서로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나서 이성적인 것보다 감성적으로 모든 문제를 접근하게 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제 3자가 되어 보는 것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평생을 이성적으로만 살아오던 그는, 그가 가장 빠져있던 아름다움, 경이롭게 생각하는 자신의 논문 주제였던 로봇에 대한 실마리에 이성에서 감성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넘어가는 과정에 은둔한 묘령의 여인에게도 이성보다 감성으로 생각하기 시작한다. 

진품과 모조품을 정말 귀신같이 구분하던 그가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분야인 로봇에 매료되고, 그림에서만 보던 아름다운 여인이 등장하자 서서히 이성을 잃어간다. 그래서 사람이 진품인지 모조품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것은 인생에서 큰 축복이다. 쉽게 어떤 아름다움에 매료되지 못하는 사람이들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성을 잃고 감성으로 가는 과정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자신이 유지하던 진품의 삶. 그 삶에서 그는 진품을 보는 눈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자기가 정해 놓은 틀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성적으로 판단하던 삶과 감성적으로 판단하며 살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감성적으로 살던 삶은 앞뒤가 맞지 않고 고개가 숙여질 때가 있을 만큼 부끄럽기도 하고 그런 삶이었다. 

그러나, 주인공이 그랬듯이, 만약 다시 감성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순간이 올 수 있다면, 이성으로 판단할 때 말도 안되는 그런 거대한 소유를 포기하고도 하나의, 아니 한 순간의 감성의 축복을 누려보고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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