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주부들' 드라마 리뷰 | 내가 원한 것은 행복과 멀었던 것들이다

 드라마가 자극적이라는 시각이 있는 미국드라마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2004)'은 미국 ABC에서 방영한 드라마이다. 2004년 10월 시즌 1을 시작해, 2012년 시즌 8을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개인적으로 자극적인 면을 넘어서 그 드라마를 보면, 삶에 대한 진솔함과 삶의 지혜를 느끼게 된다고 해야할까? 

다른 드라마와 달리 시리즈 1의 에피소드 1에서 메리앨리슨의 자살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메리앨리슨의 나레이션이 포함되어 진행되어 가는 드라마다. 

그래서 그런지 나레이션을 통해서 드라마에 대한 설명, 상황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걸 통해 삶에 대한 설명(?)이랄 수 있는 지혜들을 전달해준다. 

다양한(!) 위기에 처하는 주부들, 어쩌면 주부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모두에게 닥친 그 위기들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배우게 해주는 것 같다. 

1편의 에피소드에서 가브리엘의 대사에서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정원사와 바람을 피는 그녀는 그렇게 말한다. 

"나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
내가 원했던 게 다 있는데 행복하지가 않다.
내가 원했던 것들은 행복과 멀었던 것 같다"
라고....

지금 뭔가 원하고 있는데, 그것이 이뤄지면 정말 행복해질지 생각해봐야겠다. 그걸 이루고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며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으니까. 조금만이라도 행복해지는 거라면 원하고 원해야하는 것일게다. 

그리고, 수잔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되는 걸 하나 발견했다. 

수잔이 이웃으로 이사온 마이크에게 관심을 가지는데, 그가 다른 여자와 연애를 하는줄 오해하다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이 있다. 나레이션은 말한다. 

"수잔은 갑자기 자신의 삶이
수많은 가능성으로 채워지는
그런 순간을 맞이한다".
 

우리가 우울해하고 불행해 하는 것은 어떤 희망이 있는 가능성이 안보이기 때문이다. 희망을 전달받지 못하면 삶의 의미도, 일하는 의미도, 누군가를 만나는 의미도 없어진다. 

그러나 의미가 있는 가능성, 삶이 더 나아질 거라는, 아니면 일을 통해 자신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 혹은 나를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면 살아가는 이유가 생길 수도 있게 된다. 

이 드라마는 그런 다양한 가능성이 없이 닥쳐온 위기의 순간들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한명의 주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전 시리즈 너무 너무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기회되면 또 얘기하고 싶은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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