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배드' 영화 리뷰 | "삶은 다 실망하며 사는 거야" 실망해도 기대하고 살아야...
제대로 영화 '슈퍼배드(Superbad, 2010)'를 봤다. 바로 귀여운 미니언즈를 볼 수 있는 영화다. 악당을 사랑하는 미니언즈를 보는 것은 참 새로웠다. 그 시리즈의 시작은 참 따뜻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악당으로 명성을 높이고 싶은 그루의 이야기다.
아이들을 데려온 그루는 예상치 못한 일들을 하게 된다. 놀이기구를 타거나, 자기 전에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등 악당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그런 가정적인 일들을 하기 시작한다.
싫어도 아이들이 해달라고 해서 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그루는 아이들 속에서 삶의 행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달을 가져와야한다는 목표를 알려주는? 동료 때문에 아이들과 멀어진다. 그러나 아이들이 생각나는 그루...
선한 사람이 악해지는 것을 보는 것보다 악당이 선한 사람이 되는 걸 보는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 영화 '슈퍼배드'는 그 룰대로 메세지를 전해준다.
그러나 그런 본능적인 익숙함의 과정 속에서 삶을 돌아보게 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영화다.
진정 악한 사람이지만 선하게 살려고 하고 있는지, 선하게 보이지만 악한 일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영화 '슈퍼배드' 앞부분에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있다.
쿠키를 미끼로 축소 광선총을 얻는 목적을 달성한 그루가 아이들에게 바로 집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러자 한 아이가 말한다. 다른 쿠키를 주문한 사람들에게 안가나요? 라고... 그러자 그루가 말한다.
"삶은 다 실망하며 사는 거야..."
삶은 실망하면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 근데 실망이라는 것이 언제 올까 생각해보면, 결국 기대가 있을 때 오는 것이 실망이다.
극 중에서도 쿠키를 받기로 했던 기대가 쿠기를 받지 못하면 실망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 대사는 그냥 일상적인 얘기인데, 그 대사 속에서 현재의 삶에서 얼마나 실망하면서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실망하고 있나?
아니다. "실망했다"는 말을 해본 적이 오래 된거 같았다. 뭔가 기대가 있어야 실망이 있는 것인데, 그런 기대가 없어진지 오랜, 어른이 되어 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약간의 서글픔이 느껴지기 까지 했다.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대를 많이 하지 않게 된다. 그만큼 실망해서 상처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많은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의 실망을 경험했던 이들은 뭐든 크게 기대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결국 크게 실망하는 일도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나이가 들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것인가...무슨 일에도 큰 기대가 없으니 말이다...
어릴 때는 그랬던거 같다. 많이 기대하고 많이 설레고... 실망해도 다시 기대하고 그랬었는데...
영화 '슈퍼배드'를 보면서 지금 기대하고 싶은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기대해야할까? 아니면 어떤 일에 기대해야 할까?
실망하더라도 어린 아이들 처럼, 기대하고 고대하고 설레고 그런 감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실망한다"는 그 자체의 감정이, "기대하고 설렌다"라는 그 감정이 그리워졌다.
영화 속에서 새로운 것을 훔치기 위해 기대하며 말썽을 부리는 악당이지만, "기대하고 말썽부리는" 그런 그루가 부러웠다. 영화 '슈퍼배드'가 다시 "기대하는 마음"에 불씨를 던진 것 같다. 실망이 따라오더라도 말이다. 참 기분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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